아크바르 알 베이커 카타르항공 최고경영자(CEO)가 "아직 최악은 오지 않았다"며 글로벌 항공 산업에 들이닥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충격을 예고했다.

12일(현지시간) 미 CNBC에 따르면 베이커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를 비롯해 어떤 항공사도 최악을 면치 못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올 상반기보다 더 큰 산업 붕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카타르항공은 2019~2020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 규모인 19억달러 손실을 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들은 사업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올 하반기 770억달러의 현금을 소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파산 위기에 내몰리는 항공사도 급증하고 있다. 항공산업 데이터 조사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올해 43개 글로벌 항공사가 영업을 중단했다. 중남미 1위 라탐항공, 영국 2위 버진애틀랜틱항공 등 파산보호 신청을 하거나 알리탈리아항공처럼 사업을 접은 항공사들을 포함한 규모다. 2018년엔 56곳, 지난해에는 46곳이었다. 통상 항공사들의 파산보호 신청과 영업중단이 4분기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과거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시리움 측의 설명이다.

베이커 CEO는 글로벌 항공사들의 붕괴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 능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항공사들이 시장을 독과점하는 상황이 벌어져 소비자들의 항공권 구매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각국 정부의 항공사 지원이 절실한 때"라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