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11월 3일)이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재가 쌓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경합주 경쟁에서 열세, 최측근 상원의원의 패배 가능성, 2차 TV토론 무산, 대선 전 부양책 불발 위기 등 ‘나쁜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볼드윈월레스대 등이 9월 30일~10월 8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내 핵심 3개 경합주 유권자 4166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모두 바이든이 우세했다. 미시간에선 바이든이 50.2%, 트럼프가 43.2%로 지지율 차이가 7%포인트였다. 펜실베이니아에선 바이든 49.6%, 트럼프 44.5%로 5%포인트가량, 위스콘신에선 바이든 49.2%, 트럼프 42.5%로 6.7%포인트 차이가 났다. 이들 경합주는 2016년 대선 때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4선을 노리는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민주당의 40대 도전자 제이미 해리슨(44)에게 고전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슨이 올 3분기 상원 사상 최대인 570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2분기에 840만달러를 모았고 3분기 선거자금 모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후보자 지명을 강행한 것이 민주당 지지층을 화나게 했고, 그 여파로 사우스캐롤라이나, 메인, 애리조나 등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선거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는 15일 예정됐던 2차 TV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무산됐다. 토론회 주최 측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대면 토론 대신 화상 토론을 하기로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불참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바이든과 정면승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하나 사라진 것이다.

경기 부양책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중단’에서 ‘대규모 부양책 수용’으로 선회했지만 지원 규모와 대상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상원이 12일부터 배럿 후보자 인준 청문회에 돌입하고 이를 계기로 보수층이 한데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역전패한 ‘2016년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