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이 선정됐다.

노벨위원회는 9일 WFP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기아와 싸우고 분쟁 지역의 평화를 위해 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WFP는 지구촌의 굶주리는 사람이 전혀 없는 ‘제로 헝거(zero hunger)’를 목표로 삼고 있다. 긴급재난 때 식량을 지원하고 식량안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WFP가 전 세계에서 지원하는 인구는 83개국 1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WFP는 홈페이지를 통해 “매일 5000대의 트럭과 20척의 선박, 92대의 항공기를 활용해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포함한 여러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며 “지구촌에 전쟁, 홍수, 지진, 흉작 등 각종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출동하는 단체”라고 소개했다.

노벨평화상은 과거 공로를 평가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임무를 더 적극적으로 수행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아 시상하기도 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 변화 등으로 세계 식량 사정이 더욱 나빠졌다. WFP는 코로나19 탓에 ‘식량 위기’가 발생해 전 세계 2억7000만 명이 기아 위기에 놓일 것으로 우려했다.

노벨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오기 전 최고의 백신은 기아 대응”이라고 했다. WFP 대변인은 수상자 발표 직후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WFP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 평화상을 받은 단체는 25곳으로 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유엔난민기구(UNHCR)는 각각 3차례와 2차례 수상했다. 이 외에도 유엔과 유럽연합(EU) 등이 평화상을 받았다.

노벨 평화상은 다이너마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따라 국가 간 친선, 상비군 폐지 또는 감축, 평화회의 설립과 증진 등을 위해 노력한 단체 또는 사람에게 수여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