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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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이 최근 물가 상승률이 평균 2%를 넘어도 일정기간 용인하겠다는 내용의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AIT)를 도입했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예상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ed가 최소 5년간 제로금리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재정 부양책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속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할까.
골드만삭스 "완만한 인플레 속 성장주·가치주 모두 상승할 것"
골드만삭스는 최근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전망과 주식에 대한 잠재적 역풍 가능성'(The prospect of rising inflation as a potential headwind for equities)에 대한 벤 스나이더 미국 포트폴리오 전략 매크로팀의 시니어 전략가의 영상브리핑을 공개했다.

Q&A 형식으로 브리핑 내용을 요약한다.

Q. 초저금리는 향후 부채를 늘리고 재정 지출을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많은 투자자가 인플레이션이 주식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A. 지금 포트폴리오 변경 등 행동에 나설 필요는 없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지금으로선 많은 여유가 있다.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실업률은 약 8%다. 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Fed의 자산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우리는 인플레가 조금씩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우리 예상처럼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은 실제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때 기업의 매출과 이익, 사업가치도 증가하며 주식은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 년 동안 완만히 오를 것이기 때문에 주식은 아마 현금 채권 등 다른 금융 자산에 비해 더 매력적일 것이다.

Q. Fed가 평균물가목표제를 통해 물가 인상에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어떻게 분석하나.

A. 인플레이션이 주가에 미치는 위험은 적은 편이다. 역사적으로 주가가 가장 좋았을 때는 인플레가 약 2% 수준일 때다. 이러면 증시에 문제가 될 수 있는 Fed의 금리 인상을 촉발하지 않으면서도,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높이는 데는 충분하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Fed의 새로운 접근법은 일정 기간 목표(2%) 이상의 인플레이션을 명시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게 의미하는 건 인플레이션이 주가에 역풍이 되기 전까지 상당기간 증시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이번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더 좋을 주식 유형은 과거의 인플레이션 환경일 때와 다를 수 있지 않은가.

A. 올해 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가치주에 비해 성장주가 크게 초과 상승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환경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순환을 위한 촉매제로 작용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성장주가 특히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가 발생하고 Fed가 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긴축에 들어가면 성장주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몇 달 동안 본 것처럼 Fed의 정책 접근법은 기본적으로 명목이자율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매우 변동성이 큰 거시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수익률은 아주 안정적이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기계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실제로는 실질이자율을 낮추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성장주에 도움이된다.

이는 최근 몇 달 동안 나스닥의 기술주 등 성장주가 좋은 모습을 보여온 핵심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예측하듯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년간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면 성장주와 가치주 모두 함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Q. 다가오는 미국 대선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어떻게 보나.

A. 민주당이 11월 선거를 휩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 관련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재정 지출을 상당폭 증가시킬 것을 공약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예상해온 향후 몇 년 간의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주식, 그리고 기업 수익과 관련된 최근의 한 분석을 보면 놀랍게도 S&P 500 기업들의 수익 경로는 결코 선거 결과에 의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재정 지출로 인한 수익 증가를 다른 역풍(증세 등)이 상쇄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미국 주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미국 경제는 회복 경로에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2021년까지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Fed도 이를 크게 지지하고 있다. 그런 기조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조합은 매우 강력할 수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