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1시간 30분동안 생중계로 열린 미국 대선 TV 토론 때 ‘캐나다 이민’ 검색어가 급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무질서한 공방전’을 보면서 이민을 떠나고 싶을 정도로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3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치열한 공방이 한 시간쯤 지속되자 구글에서 ‘캐나다 이민을 신청하는 방법’(how to apply for Canadian citizenship) 등 관련 검색어 입력이 급증했다.

이 검색어는 토론회가 거의 마무리되던 밤 10시30분에 최고조에 달했다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미국 주 별로 보면, 캐나다 국경과 가까운 매사추세츠와 오하이오, 미시건주에서 이런 검색이 입력이 많았다.

이번 토론회에선 바이든이 예상 외로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결국 승자는 없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CBS 방송이 유권자 10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가 “짜증이 났다”고 답했다. “이번 토론회가 유익했다”는 답변은 17%에 불과했다.

미 대선토론위원회(CDP)는 결국 향후 두 번 남은 TV 토론 방식을 바꾸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CDP는 “좀 더 질서 있는 토론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선 한 후보가 얘기할 때 상대방 마이크를 잠시 꺼놓는 방안 등을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