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우월주의 비판 없이 "물러서서 대기하라"…해당단체는 축하분위기
친정 공화당서도 비판론…사전 제작자는 관련 단어 뜻 트윗에 올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또다시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또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검색어 상위에 올라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첫 대선 TV토론 때 백인우월주의자 문제가 나오자 "이름을 알려달라"고 말했고, 바이든 후보가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거론했다.

프라우드 보이즈는 스스로 '서부 국수주의자'라 칭하는 단체로, 미국의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전역으로 번지자 좌파규탄에 앞장서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법과 질서의 회복'을 강하게 지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백인우월주의자에 대한 별다른 비판적 언급 없이 "프라우드 보이즈.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고 말했다.

이어 '안티파'로 관심을 돌린 뒤 "이는 우파의 문제가 아니라 좌파의 문제이기 때문에 누군가는 안티파와 좌파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로, 극우인 신(新)나치주의와 파시즘, 백인 우월주의에 저항하는 극좌 성향의 무장단체나 급진적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를 포괄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 항의시위 폭력사태 배후에 이들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진행자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안티파는 공식 조직이 아닌 이념이라고 말했다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틀렸다"고 받아쳤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알려진 백인 지지층 결속을 위해 백인우월주의자를 옹호한다는 논란을 다시 한번 촉발했다.
트럼프 또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검색어 상위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 때 이들을 편드는 듯한 발언으로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실제로 프라우드 보이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물러서서 대기하라'는 발언이 포함된 새로운 로고를 온라인에 즉시 공유하며 축하하는 분위기였다고 더힐은 전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윗에서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미국의 대통령이 어젯밤 토론 무대에서 백인우월주의자를 부인하길 거절했다"고 적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전날 MSNBC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리가 본 것은 확성기를 통해 '개 호루라기'를 부는 것이었다"며 "백인우월주의자를 규탄하지 않고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 구호를 말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개 호루라기'란 선거에서 인종적 편견을 직접 드러내지 않고도 잠재의식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전략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자의 질문에 잘못 말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인 밋 롬니 공화당 상원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비판해야 했냐는 언론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또 '백인우월주의' 두둔 논란…검색어 상위에 올라

이런 가운데 메리엄-웹스터 사전 제작자들은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단어의 정의를 트위터를 통해 공유했다.

'stand back'은 '몇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to take a few steps backwards), 'stand by'는 '행동할 준비가 돼 있는 것'(to be or to get ready to act)이라고 풀이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TV토론과 관련해 메리엄-웹스터 사전에서 검색어 상위 2개는 '백인 우월주의자'와 '안티파'였다고 전했다.

또 심통 사나운(petulant), 파시즘(fascism), 인종차별주의(racism)도 검색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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