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의사결정으로 5G 공격투자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가 한국에 뒤처진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NTT도코모를 100% 자회사로 만든다. 상장사인 NTT도코모의 잔여 지분을 사들이는 데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엔(약 44조438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NTT가 이동통신 자회사인 NTT도코모에 대한 공개 매수를 실시해 100%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폐지할 계획이라고 29일 보도했다. NTT도코모 지분 66.2%를 보유한 NTT가 나머지 지분 33.8%를 주식시장에서 사들이는 데는 4조엔 이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일본 역대 공개 매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NTT도코모는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일본 정부 정책에 따라 1992년 NTT로부터 분할됐다. 공개 매수가 마무리되면 약 30년 만에 모회사와 사실상 한 몸이 된다.

NTT가 NTT도코모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이유는 한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5G와 IoT 부문에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정체 상태인 일본 통신업계에서는 최근 5G 등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한국 등 경쟁국에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그런데도 모회사인 NTT와 자회사인 NTT도코모 모두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다 보니 대규모 투자 계획 등에서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TT 주주와 NTT도코모 주주의 이해관계가 다른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NTT도코모를 100% 자회사로 만들면 두 회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연간 5000억엔 안팎인 NTT도코모의 순이익을 일반주주와 나누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올 수도 있다. NTT는 이 자금을 5G와 IoT 투자로 돌려 해외 이동통신사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이 통신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점도 공개 매수를 실시하는 이유다. 스가 내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인 일본의 통신 요금을 40%가량 낮춰야 한다며 연일 이동통신사를 압박하고 있다. NTT는 통신 요금 인하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비용 절감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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