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 대응을 위해 앞으로 4년간 세계보건기구(WHO)에 3억4000만파운드(약 51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26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이전보다 30% 늘어난 규모로 WHO 기여국 중 최대 수준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영국의 기여금 확대는 WHO의 실질적인 개혁을 전제로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팬데믹(대유행) 경보 체제를 개선하고, 코로나19 사태 발생 원인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백신 공동 구매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7100만파운드(약 1100억원)를 지원해 2700만회분의 백신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별개로 세계 92개 빈국의 백신 확보와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5억파운드(약 7500억원)를 내놓기로 약속했다.

2018~2019년 기준 WHO에 가장 많은 기여금을 낸 국가는 미국(약 15%)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WHO의 중국 편향성과 코로나19 확산 초기 부적절한 대응 등을 문제삼고 탈퇴를 선언한 상태다. 다만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면 WHO에 재가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