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혐오증 부각"…'증오·편견 배후'로 인도 지목
파키스탄 총리 유엔서 프랑스 잡지 '무함마드 만평' 비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25일(현지 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관련 만평을 실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를 비난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보도했다.

칸 총리는 이날 화상 연설에서 세계적으로 커지는 민족주의가 이슬람 혐오증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샤를리 에브도에 의한 신성모독 만평 재공개 등 유럽에서 발생한 사건들이 최근 예"라고 지적했다.

무함마드를 만평 소재로 삼았다가 2015년 1월 총기 테러로 12명의 직원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는 이달 초 관련 만화를 다시 게재했다.

이에 파키스탄 등에서는 항의 시위가 발생했고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부 장관도 "게재된 만평은 수많은 무슬림의 감정에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25일 샤를리 에브도의 구사옥 인근에서는 파키스탄 출신 용의자들이 흉기 테러를 벌여 2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슬람권에서는 무함마드의 형상화를 금지하고 있으며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선 중형이 선고된다.

칸 총리는 "증오와 폭력을 불러일으키는 고의적 도발이나 자극은 어디에서나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총리 유엔서 프랑스 잡지 '무함마드 만평' 비난
그러면서 칸 총리는 비난의 화살을 이웃 나라 '앙숙'인 인도로 겨눴다.

그는 "인도는 이슬람을 향한 증오와 편견의 후원자"라고 공격했다.

이어 "인도는 힌두교도들에게 독점된 나라로 다른 이들은 동등한 시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칸 총리는 그간 인도령 카슈미르의 상황을 언급하며 여러 차례 인도를 비난해왔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으로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반감이 큰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방정부가 지난해 8월 이 지역의 헌법상 특별 지위를 전격 박탈하면서 주민의 불만은 더 커졌고, 칸 총리는 이런 상황을 거론하며 현지 주민의 인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미지토 비니토 주유엔 인도대사는 "총회에서 거짓말, 잘못된 정보, 전쟁 도발 등이 퍼지는 것을 봤다"고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비니토 대사는 칸 총리의 화상 연설이 진행되는 도중 총회장을 빠져나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