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2년만에 복귀…화상연설서 "미 봉쇄에 끝까지 맞설 것"
유엔 무대서 미 비난 쏟아낸 베네수 마두로 "세계평화 위협"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년 만에 유엔 무대에 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마두로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화상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를 비판하며 미국의 봉쇄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할당된 시간을 훌쩍 넘긴 분량의 사전 녹화 영상에서 그는 미국이 "세계 평화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라고 표현하는 등 미국 비난에 열을 올렸다.

그는 우방인 쿠바, 니카라과 등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규탄하면서, 유엔 회원국 정상들을 향해 "(미국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제재를 중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것은 2년 만이다.

2018년 총회에 참석해 역시 미국 정부 비판에 집중했던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정권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한 후 열린 지난해 총회엔 불참했다.

부통령이 대신 연단에 섰다.

유엔 무대서 미 비난 쏟아낸 베네수 마두로 "세계평화 위협"
올해도 미국 뉴욕에서 오프라인 총회가 열렸다면 마두로 대통령이 불참할 가능성이 컸다.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혐의 등으로 기소하고 거액의 현상금까지 내건 상태여서 마두로로서는 미국행을 감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유엔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진행돼 마두로 대통령은 뉴욕 유엔본부에 가지 않고도 유엔 무대에 서게 됐다.

이날 그는 유엔이 자신에게 제기한 인권 범죄 혐의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앞서 유엔 조사단은 지난 16일 마두로 대통령과 베네수엘라 각료들이 반인륜 범죄의 배후에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인 과이도 의장도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자체 연설 영상을 통해 유엔 회원국들을 향해 마두로 정권에 맞서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싸움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