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후임 신속지명을 대선에 직접 연계…'불복소송 유리' 계산 가능성
'우편투표=사기' 주장 반복하며 "중·러·북·이란은 그에 비해 별거 아냐"
트럼프 지면 정말 불복하나…11월 대선에 "결국 대법원 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석을 채울 후임 연방대법관의 신속한 지명이 필요한 이유로 11월 대선이 결국 대법원에 갈 것이라는 전망을 들었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우편투표=사기' 프레임으로 불복할 계획임을 내비친 셈으로도 볼 수 있다.

민주당이 우편투표 사기를 벌이고 있다면서 그에 비하면 북한 등 외국의 선거개입은 별것 아니라는 주장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투표를 둘러싼 소송의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훌륭하고 공정한 질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고는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이건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사기, 그건 사기다.

그 사기는 미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4대4의 상황은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에 갔을 때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로 생긴 공석이 채워지지 않아 8명의 연방대법관이 4대4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보수 성향 후임을 지명하고 대선 전에 인준될 경우 긴즈버그 별세 전 5대4였던 보수 대 진보 성향 연방대법관 지형이 6대3으로 바뀐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대선 결과와 관련해 소송전이 벌어질 경우 한층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다.

현재 연방대법관 8명 중 5명이 보수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경우 사안에 따라 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오후 후임 연방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지면 정말 불복하나…11월 대선에 "결국 대법원 갈 것"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결과에 승복할지에 대해 "나는 지는 게 싫다"며 분명한 답을 피한 바 있다.

8월에는 재선거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식의 발언마저 했다.

지지율 하락세로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따른 조작 가능성을 별다른 근거 없이 집중적으로 제기해왔으며 이를 두고 패배 시 불복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그에 비하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의 선거 개입은 별것 아니라는 식의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사기 치는 방편으로 이용하고 있다.

(선거개입을 한다는) 외국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편투표 과정에서 수백만장의 투표용지가 위조될 것이라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같은 나라들은 그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