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명 넘는 신규 확진자…2분기 GDP 전년비 19.1% 급감
'봉쇄 6개월' 아르헨티나, 코로나19는 안 잡히고 경제 휘청
남미 아르헨티나가 6개월을 넘긴 봉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터널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5만2천174명으로 전 세계 10위 규모이고, 사망자는 1만3천950명이다.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2천27명으로, 전 세계에서 인도, 미국, 브라질 다음으로 많았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브라질, 멕시코, 칠레 등은 최악일 때보다 확산세가 둔화했으나, 아르헨티나는 8월 말부터 계속 하루 1만 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인구 4천500만 명가량 아르헨티나는 코로나19 상륙 초기인 지난 3월 20일 전 국민 자가격리를 비롯한 엄격한 봉쇄를 시작했다.

이후 격리령은 12차례 연장돼 반년을 넘겼다.

그사이 외출 허용 범위가 늘어나고 경제활동도 속속 재개되는 등 봉쇄 수준이 점차 낮아지긴 했으나 봉쇄의 기간과 강도 모두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봉쇄 초반 아르헨티나는 중남미 다른 나라에 비해 선방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격리가 길어질수록 피로감 속에 위반 사례도 늘어나고, 봉쇄 완화와 맞물려 감염이 더 확산하는 양상이다.

'봉쇄 6개월' 아르헨티나, 코로나19는 안 잡히고 경제 휘청
장기 봉쇄에도 코로나19 불길이 잡히지 않는 동안 경제 충격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전날 발표된 아르헨티나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1% 급감했다.

중남미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브라질의 2분기 성장률(전년 대비 -11.4%)보다도 낮고, 2002년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 당시(-16.3%)보다도 심각한 역대 최악의 침체다.

실업률과 빈곤율도 치솟았다.

국민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여론조사에선 국민의 85%가 격리 조치를 지지했지만, 현재는 53.4%가 격리 지속을 반대하고 있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 지지도도 봉쇄가 길어질수록 뚝뚝 떨어졌다.

최근 정부가 외환 통제를 강화하고 나선 것에 대한 불만도 쌓이면서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정치 분석가 파트리시오 주스토는 EFE에 "초반엔 격리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서 페르난데스 정부가 지지를 받았으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처참한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다들 신물이 난 상태"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