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내각은 일 안 했다는 얘기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신임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일하는 내각' 발언이 야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총리로 선출된 이튿날 아침 집무실인 관저로 들어가면서 기자들에게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스타트(start) 해(시작해)' 확실한 성과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취지의 소감을 밝혔다.

취임 후 첫 출근길에 총리로서의 각오를 피력한 이 말은 직전의 아베 내각과 비교되면서 조롱의 소재가 되고 있다.

야권 인사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스가 총리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스타트 하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당연한 것처럼 들리지만 지금까지는 달랐다는 얘기네요"라고 비꼬았다.

스가 신임 총리 말에 전임인 아베 내각은 일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한 것이다.
日스가 총리 '일하는 내각 시작' 발언에 야유 세례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이어 "지금까지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으로서 아베 씨를 위해 일해 오셨고, 그 아베 씨는 친구를 위해 일한 내각이었다는 얘기군요"라고 지적했다.

이는 아베 전 총리의 재임 중에 특혜 시비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여전히 잠복한 이슈로 남은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의혹 등을 염두에 둔 비판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2009년 당시 자민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은 주역이지만 9개월 만에 물러났다.

또한 일본의 유명 탤런트이자 영화감독으로도 활약하는 비토 다케시(본명 기타노 다케시) 씨도 스가 총리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비토 씨는 19일 스가 내각 출범을 특집으로 다룬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스가 씨 (일하는 내각 발언은) 재밌네요"라며 "일하는 내각이란 것은 그전에는 일하지 않았다고 하는, 그런 얘기잖아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베 내각이) 일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렇게 명확하게 얘기하지 않아도 좋지 않았을까요"라고 했다.

그는 또 스가 총리가 직전 아베 내각의 각료 11명을 눌러 앉히고 파벌별로 자리를 안배해 조각한 것을 겨냥해 "(스가 총리가) 한 것은 거의 아베 씨의 라인업(내각)을 그저 넘겨받았다"며 "각 파벌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한 사람씩 뽑았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日스가 총리 '일하는 내각 시작' 발언에 야유 세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