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부장관 이어 또 나토를 인도·태평양 협력모델로 제시…동맹 동참 강조
미 국방 "한미·미일 좋지만 다자화 더 좋아…나토 훌륭한 기준"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양자 협력이 다자화될수록 좋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훌륭한 기준으로 내세웠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최근 '인도·태평양판 나토'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다자협력의 윤곽이 조금씩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골자로 연설한 뒤 동맹에 바라는 부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 전구(戰區·theater)에서 관계를 더 많이 다자화할수록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나토는 동맹과 파트너 간 집단 안보·협력의 훌륭한 기준"이라면서 그 방향으로 이동할수록 더 강력해진다고 본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일대일이 너무 많다.

너무 많다고 하지는 말아야 하는데 미·일, 한미, 미·호주 같은 양자에 있어서 우리는 아주 좋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나라가 있는 곳에서 (협력을) 더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를 언급하자 에스퍼 장관은 "쿼드는 우리가 계속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비건 부장관의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31일 나토 같은 수준의 협력체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없다면서 쿼드를 거론했다.

한국까지 포함하는 '쿼드 플러스'(Quad Plus) 공식화에 대해서는 모두가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정도로만 답했지만 나토가 소규모로 시작해 점점 확대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 역시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를 인도·태평양 지역의 협력 모델로 내세우며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다자협력 구상에 동맹 및 파트너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