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EU 상임의장 "회원국 권익 보호 확고…EU 공동입장 취해야"

키프로스 대통령, EU에 "터키 제재 강화 검토해야"

동지중해 천연자원 개발을 두고 터키와 대립 중인 키프로스공화국(키프로스)의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터키에 대한 제재 강화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수도 니코시아에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한 후 "EU 회원국에 대한 불법적인 조치에 대해 EU는 즉각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터키가 지중해 동부에서 불법적인 천연가스 탐사를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 더 강력한 제재라는 카드를 버려서는 안 된다"며 "EU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터키와 대화할 준비가 됐지만, 반드시 국제법에 근거해야 하며 협박이나 위협에 굴해서 대화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셸 상임의장은 터키에 대한 제재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키프로스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의 권익을 지키는 문제에서는 확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중해 동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력 충돌의 해소를 위한 대화에서 EU가 공동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동지중해의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1974년 친(親) 그리스계 장교들이 남부를 근거로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북부에 진입해 북키프로스 튀르크 공화국(북키프로스)을 수립하면서 남북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으로는 키프로스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사실상 보호국으로 삼고 있다.

2010년 미국의 지질 조사로 키프로스 섬 연안에 대량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사실이 확인되자 키프로스는 프랑스 토털·이탈리아 이엔아이 등 다국적 기업과 함께 연안 자원 개발에 나섰다.

이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동일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 섬 연안에 시추·탐사선을 투입해 키프로스·그리스를 비롯한 EU의 반발을 샀다.

키프로스는 터키의 천연가스 탐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지난해 12월 터키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EU 외무장관 회의도 터키의 천연가스 시추 활동에 대한 제재 계획을 채택하고, 터키의 가스 시추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를 상대로 EU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터키가 탐사·시추 활동을 계속하자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는 동지중해에서 합동 해·공군 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터키도 실사격 훈련으로 맞대응하는 등 긴장이 고조한 양상이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