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금지기구 "나발니 생체시료 채취…분석결과 곧 나올 것"
전 세계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신경작용제 공격을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독일 정부로부터 기술적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앞서 연방군 연구시설의 검사 결과 나발니에게 노비촉 계열의 화학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의심의 여지 없는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하고, OPCW에도 나발니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보냈다고 밝힌 바 있다.

OPCW는 "기술사무국의 전문가팀이 OPCW 지정 연구소에서 분석을 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나발니에게서 생체의학 시료를 채취했다"면서 "이번 분석 결과는 곧 나올 것이며 독일 당국과 공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페르난도 아리아스 OPCW 사무총장은 이번 의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OPCW는 1997년 화학무기금지협정(CWC) 이행을 위해 설립된 기구로, 금지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감시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 영국 솔즈베리에서 '노비촉'을 이용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OPCW는 독립적인 시료 분석을 통해 노비촉이 사용됐다고 확인한 바 있다.

OPCW 가입국들은 솔즈베리 사건 이후 지난해 11월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를 금지 화학물질 목록에 추가했으며, 해당 금지 조치는 지난 6월 7일부터 발효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표적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항공편으로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항공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 착륙했고 나발니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최근 의식을 회복해 현재는 거동이 가능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