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총리 재임 중 우익 신념 공공연하게…스가 총리는 미지수
야스쿠니신사 참배 국회의원도 내각에 여러명 참가…역사 갈등 가능성
[日스가시대]'극우단체 지원모임' 멤버 15명…변함 없는 우익 내각
아베 신조(安倍晋三) 계승을 내걸고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도 사상적으로는 아베 정권 못지않은 우익 색채를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극우단체인 '일본회의'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이하 간담회)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이 스가 내각에 대거 참가했다.

다와라 요시후미(俵義文)의 저서 '일본회의의 전모' 등에 의하면 스가 총리 본인을 포함해 내각 구성원 21명 가운데 적어도 15명이 이 단체에 가입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가 총리 외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이 간담회에 이름을 올렸다.

[日스가시대]'극우단체 지원모임' 멤버 15명…변함 없는 우익 내각
다케다 료타(武田良太) 총무상, 다무라 노리히사(田村憲久) 후생노동상,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 부흥상,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志) 지방창생담당상,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노가미 고타로(野上浩太郞) 농림수산상, 이노우에 신지(井上信治) 엑스포 담당상도 이 단체에 가담했다.

16일 총사퇴한 아베 내각에서는 아베를 포함해 20명 중 15명이 간담회에 몸담았다.

간담회에 이름을 올린 내각 구성원 비율로 보면 스가 내각의 우익 색채는 아베 내각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아베는 우익 사관을 강하게 신봉했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스가 총리의 경우 아베만큼 우익 성향이 강한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어 실제 정책이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스가 내각에 다수 기용됐다.

아베의 친동생인 기시 방위상은 올해 패전일(8월 15일)에 이틀 앞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고 과거에도 반복해 참배한 이력이 있다.

그는 외무 부(副)대신 신분으로 참배해 논란을 키운 적이 있다.

[日스가시대]'극우단체 지원모임' 멤버 15명…변함 없는 우익 내각
니시무라 경제재생담당상, 하기우다 문부과학상,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환경상도 올해 패전일 혹은 그다음 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인물이다.

다무라 후생노동상은 각료로 재임하던 중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으며 각료가 아닐 때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일원으로 집단 참배한 적이 있다.

가토 관방장관은 후생노동상 재직시절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관방부(副)장관 시절 참배한 적이 있다.

스가 총리 본인은 아베 내각에서 관방장관에 기용되기 전에 참배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각료 중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이 우익 사관을 추종하는 것으로 특히 유명하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1993년)를 폄하하고 이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작년에 하기우다가 문부과학상으로 취임한 후 문부과학성 하급 기관인 문화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전시한 예술제의 보조금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간의 이력에 비춰보면 스가 내각의 정책과 별개로 각료 개개인의 행동이 역사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