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캄보디아…세계 최대 활주로 놓고 맞붙은 미·중
미국이 캄보디아에서 항구, 공항 등이 포함된 '다라 사코르' 복합 리조트 사업을 하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유니온디벨롭먼트그룹(UDG)를 15일(현지시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세계 최대 활주로를 설치한 이 리조트의 실상은 중국의 군사 시설이라는 설명이다.

UDG는 캄보디아 서해안 보텀 사코어 국립공원에 다라 사코르 리조트를 짓고 있다. 이 회사는 이 프로젝트가 중국의 글로벌 육상·해상 인프라 구축 계획인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UDG와 캄보디아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군사적 목적이라는 서방 언론들의 반복된 보도들을 계속 부인해 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군대인 인민해방군(PLA)이 다라 사코르에 주둔할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캄보디아의 헌법에 위배되고 인도-태평양지역의 안정과 동맹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재무부는 UDG가 중국 국경기업 완롱그룹의 자회사로 예전 회사 이름은 톈진완롱그룹이었으며, 한때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캄보디아 기업으로 허위 등록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또 이 프로젝트로 인해 캄보디아 사람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났으며 환경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가 UDG와 캄보디아 정부 등에 이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답변은 없었다. KOTRA에 따르면 UDG는 2008년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다라 사코르 리조트 건설을 위해 430㎢ 넓이의 토지를 99년 동안 임차하는 승인을 받았다.남중국해와 메콩강에서 중국이 경쟁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역이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대상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글로벌 매그니츠키 법'에 근거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