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언론 "외교 위한 행보"…그리스 "긴장완화하면 협상 시작"

터키가 자원 탐사를 위해 그리스 인근의 동지중해에 파견했던 지질조사선을 13일(현지시간) 철수시키면서 해당 해역 가스 자원 탐사를 둘러싸고 대립하던 양국의 긴장이 완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동지중해로 파견됐던 터키 지질조사선 '오루츠 레이스'가 이날 다른 2척의 선박과 함께 터키 남부 지중해 연안 도시 안탈리아로 귀환했다.

터키는 지난달 10일 오루츠 레이스를 동지중해로 파견한 뒤 유럽연합(EU)과 그리스의 강력한 철수 요구에도 세 차례나 임무 기한을 연장했었다.

그러다 마지막 임무 기한(9월 12일)은 다시 연장하지 않고 지질조사선을 철수시켰다.

터키의 친정부 성향 일간 신문 '예니 사팍'은 탐사기한 추가 연장 자제는 "외교에 기회를 주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터키가 그리스와의 외교 협상 물꼬를 트기 위해 탐사 기한을 추가 연장하지 않았다는 해석이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이날 터키 측의 오루츠 레이스 철수 조치에 대해 "첫 번째 긍정적 행보"라고 평가하면서 "긴장 완화 조치가 이행되면 서둘러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그리스는 그동안 남과 북으로 갈라진 키프로스 인근 동지중해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 문제로 대립해 왔다.

키프로스 섬의 경우 남부의 키프로스는 그리스와, 북부의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북키프로스)은 터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키프로스가 프랑스 토탈·이탈리아 이엔아이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손잡고 연안 자원 개발에 나서자, 터키는 보호국인 북키프로스도 키프로스 섬 연안 자원에 권리가 있다며 시추선을 투입했다.

이에 그리스·키프로스·프랑스·이탈리아가 동지중해에서 해·공군 연합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를 보냈고, 터키는 북키프로스와 합동 군사훈련으로 맞불을 놓으며 군사 충돌 위험이 고조됐었다.

터키, 동지중해 자원 탐사선 철수…그리스와 긴장 완화 조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