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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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만으로 망명하려던 홍콩 민주화 인사들이 중국 당국에 체포된 것을 비판하자 중국 외교 당국이 내정간섭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팩트 체크: 12명은 바다를 통한 불법 월경으로 체포됐다. 그들은 민주 활동가들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홍콩을 분리시키려 시도하는 부류들"이라고 일축했다.

화 대변인의 트윗은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의 트윗에 맞대응한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체포된 이들이 "홍콩 인권 악화의 또 다른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중국 당국을 향해 "정당한 절차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에 억류된 홍콩 민주화 활동가 12명과 관련해 중국 광둥(廣東)성 당국이 변호인 접견을 막고 이들의 신변이나 어떤 혐의가 적용됐는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 홍콩 사무소 대변인은 "미국 일부 정객은 홍콩 주민의 불법 월경 행위 수사에 간섭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하고, 결연히 반대한다"고 맞대응했다.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을 겨냥해 "즉시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법에 따라 범죄 혐의자의 합법적인 권리를 보장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본토와 홍콩 간 사무를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억류된 홍콩 민주화 활동가들은 지난달 23일 홍콩 연안에서 대만으로 망명하려다가 광둥성 해안경비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이들의 가족은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12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중국 당국에 변호사 면접과 가족 면회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현재까지 체포된 이들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고, 홍콩 정부는 충분한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광둥성 선전시 당국은 이날 체포된 홍콩인들이 불법 월경 혐의로 구금돼 있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내놓았다. 당국은 "법에 따라 범죄 용의자들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