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워드 신간 '격노'…"김정은, 남한 군대는 우리 상대 못돼" 언급하기도
"트럼프, 2017년 김정은이 전쟁 준비했다 말해…미, 북 항구폭격 고민했다 단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에는 화기애애한 문구로 친밀감이 표현돼 있지만 한편으론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터케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는 내주 발간 예정인 신간 '격노'에 두 정상 간에 오간 이같은 친서 내용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드워드는 27통의 친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김정은, 화기애애한 친서 이면에 북 비핵화 입장차도"
12일 MBC가 보도한 책 내용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후인 7월 후속 협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이 자신의 지시에 따라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첫번째 주요 조치를 합의하려고 한다고 했지만 '종전선언'부터 하자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거부해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뒤이은 서신에서 "각하처럼 걸출한 정치가와 좋은 관계를 맺게 돼 기쁘지만 고대했던 '종전선언'이 빠진 것엔 유감"이라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답장에서 다시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그해 9월 "우리는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있는 절차를 밟아가고 싶다"고 한 뒤 "위성발사구역, 즉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된 시설이나 핵무기시설의 완전한 폐쇄, 핵물질 생산시설의 돌이킬 수 없는 폐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영변 핵시설 폐쇄를 제시한 북한과 추가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주장이 엇갈려 결렬됐다.

또 같은 해 6월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이후에도 실무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져있다.

김 위원장은 작년 8월엔 축소 시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항의하며 "남한 군대는 우리 군대에 맞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김정은, 화기애애한 친서 이면에 북 비핵화 입장차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수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기존에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시각이 이번 우드워드의 책에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첫 방한시 전용헬기 마린원으로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과 이동 중 한국의 고층빌딩과 고속도로 등을 보면서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지불한다.

그들(한국)이 모든 것에 대해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브룩스 당시 사령관이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의 92%를 한국이 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왜 전부를 내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브룩스 사령관은 법적 제한이 없다면 한국이 100% 지불했을 것이라는 식으로 답했다.

우드워드는 이 책에서 "미국이 한국이 존재하도록 하고 있다(allow)"는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표현에 놀랐다는 식의 평가를 담기도 했다.

책에는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2017년 상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당시 전쟁을 준비했다고 자신에게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당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2017년 8월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북한의 한 항구를 폭격할지 고민했지만 전면전을 우려해 단념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MBC는 전했다.
"트럼프-김정은, 화기애애한 친서 이면에 북 비핵화 입장차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