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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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 간의 평화협상이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하에서 아프간 정부 대표단, 탈레반, 카타르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협상 개회식이 열렸다. 이번 협상은 2001년 이후 계속된 내전 종식과 아프간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사안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행사에 참석해 "미래의 정치 체제는 당신들의 선택에 달렸다"며 평화합의 타결이라는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초기 협상에서 무엇보다 정전 선언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신은 이번 협상이 내전 발발 후 종전을 위한 사실상 첫 본격 평화협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P통신은 "양측이 수십년간 계속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목적으로, 임명된 대표단을 이끌고 처음으로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은 쉽게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번 회담이 양측의 첫 대면이나 마찬가지인 데다 민감한 이슈와 난제가 많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종교 국가'를 염원하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가 기반이라 정치 체제에 있어 양측 입장 차가 크다. 실제로 탈레반의 바라다르는 "아프간은 이슬람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이슬람을 희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은 이를 토대로 정부와 권력을 나눠 가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정부 권력 분할 형태, 여성 인권 문제, 탈레반 조직원의 정부군 편입 등 여러 이슈에서 양측 간에 간극이 있다"고 밝혔다.

그간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은 내전 발발 이후 직접 협상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다. 탈레반이 "미국의 꼭두각시인 아프간 정부와 머리를 맞댈 수 없다"며 정부와 협상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2015년 7월 양측이 내전 후 처음으로 파키스탄에서 한차례 공식 회담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테러와 탈레반 지도자 사망 등이 겹치면서 결실을 보지 못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