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1944년 물 협약 맺고 하천 물 주고받아
'밀린 빚' 쌓인 멕시코, 방류량 늘리자 농민 반발
미국과 국경을 접한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에서 '물 빚' 상환에 반대하던 농민들이 경찰과 충돌하면서 사망자까지 나왔다.

멕시코 당국은 10일(현지시간) 국가방위대가 전날 농민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져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농민 시위대는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을 호소하면서 멕시코 당국이 미국을 향해 강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반대하던 중이었다.

이들은 미국 쪽으로 방류하지 못하도록 댐을 점거했고, 국가방위대는 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돌과 화염병, 최루탄 등을 동원했다.

농민들의 반대에도 멕시코가 미국에 물을 보내는 이유는 미국에 진 '물 빚'이 있기 때문이다.

국경을 길게 맞댄 미국과 멕시코는 하천의 물을 어떻게 나눌지 갈등하다 1944년 수자원 협약을 체결했다.

멕시코는 리오그란데강 유량 중 3분의 1인 매년 4억3000만㎥의 물을 미국에 보내고, 미국은 콜로라도강에서 매년 19억㎥의 물을 멕시코로 보낸다는 내용이다.

멕시코의 경우 5년에 한 번씩 합산해 할당량을 채우는데, 내달 24일이 그 만기다.

문제는 멕시코가 그간 정해진 만큼의 물을 미국에 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매년 물을 덜 보내면서 내달까지 멕시코가 정산해야 할 '물 빚'은 1년치에 맞먹는 4억㎥가 밀렸다.

멕시코 당국은 허리케인 시즌 폭우가 내리길 기대했지만, 올해는 멕시코 쪽으로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다.

만기가 다가오면서 멕시코 정부는 미국 쪽으로 댐 방류량을 늘리고 있는데, 인근 지역 농민들은 농사에 쓸 물도 부족하다며 극렬한 반대 시위에 나섰다.

지난 3월에는 농민들이 댐 주변 도로를 막았고, 7월에도 도로를 봉쇄하고 관청에 불을 질렀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시위자 사망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미국과의 물 협약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미국과의 물 협약을 지켜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멕시코가 미국에 주는 물보다 받는 물이 4배 가량 많기 때문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가 물을 제대로 갚지 않으면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경을 봉쇄할 수 있고, 협약 파기까지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달엔 기한 내에 도저히 물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기한 연장을 부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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