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가스전 놓고 그리스-터키 군사적 긴장 고조
폼페이오, 키프로스 방문…터키와 갈등 속 평화해법 모색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동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를 방문, 자원 개발 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주변국의 갈등 해소에 나선다고 AF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12일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 사이의 평화협상이 시작하는 카타르 도하를 방문, 협상 개시 행사에 참석한 후 키프로스를 방문해 일련의 회담을 할 예정이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나, 그리스 정교를 믿는 남부 그리스계와 이슬람교인 북부 터키계의 갈등이 계속됐다.

1974년 친 그리스 장교들이 그리스와 합병을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하면서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로 분단됐다.

분단 이후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는 동지중해의 해상 경계를 놓고 갈등을 빚었으며, 지난해 키프로스 연안에서 대규모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여기에 터키와 그리스까지 가세해 갈등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문은 그리스, 터키 정상과 각각 통화하며 중재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갈등은 외교적, 평화적 노력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각각 통화하면서 양국 간 갈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키프로스가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과 함께 가스전 개발에 착수하자 터키도 북키프로스의 권리를 주장하며 키프로스 섬 인근에 구축함의 호위를 받는 시추선을 투입했다.

이에 그리스, 키프로스, 프랑스, 이탈리아는 동지중해에서 해·공군 연합훈련을 하며 터키에 경고를 보냈고, 터키는 북키프로스와 합동 군사훈련으로 맞불을 놓으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진정한 대화가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키프로스 섬 인근) 군사적 자원의 철수를 통해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터키의 반감 등으로 인해 폼페이오 장관의 중재 노력이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은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의 통일을 지원하고 양측이 군수 경쟁을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87년 무기 금수 조치를 발효했으나 최근 33년 만에 이를 해제했으며, 이에 터키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