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들어 여학생 입장 막았다 '성차별 역풍'
복장 단속하면서 세계적 누드화 대거 전시
오르세미술관 내숭 논란…이번엔 가슴 패인 드레스 제지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이 노출이 많은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의 입장을 막았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이 미술관은 거장들의 누드화를 다수 전시하고 있어 복장 규정 강조를 둘러싸고 일부에서 비웃음을 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오르세미술관은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에게 "지키라고 있는 게 규정"이라며 입장을 제지했다.

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문학도는 자신의 트위터에 게시한 공개서한을 통해 오르세미술관을 맹비난했다.

그는 "내가 입장권을 꺼낼 시간도 없이 예약을 확인하던 직원이 내 가슴과 드레스를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들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대답하지도 않으면서 가슴을 뚫어지게 봤다"며 수치심을 토로했다.

배꼽티를 입은 여성, 시원한 여름옷을 입은 사람들과 달리 자신만 제지당했다는 데 억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르세미술관 내숭 논란…이번엔 가슴 패인 드레스 제지
결국 잔은 직원들의 시선과 제스처를 통해 가슴의 노출이 문제라는 점을 알아채고 재킷을 걸친 뒤 입장했다.

공개서한이 인터넷에 퍼지고 논란이 커지자 미술관 측은 "심히 유감"이란 트윗을 게재하고 잔에게 전화 통화로 사과했다.

잔은 통화 뒤 기분이 풀렸지만 짤막한 트윗을 볼 때는 미술관이 사건의 성차별적 속성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르세미술관이 정숙함을 강조하다가 논란을 일으킨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구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누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누드화를 전시하고 있어 내숭이 지나치다는 지적까지 받아왔다.

룩셈부르크의 한 행위예술가는 2016년 마네 작품 옆에서 누드를 연출하다 미술관 신고로 경찰에 체포돼 이틀간 유치장 신세를 진 뒤 외설죄로 처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