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물시장에서 대두 선물이 40년만에 가장 긴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세계 대두 수출량의 60%를 매입하는 제1수입국 중국이 대두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와중에 주요 공급국인 미국과 브라질에선 공급 차질이 예상되서다.

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대두 11월 인도분 선물은 부셸(27.2㎏) 당 9.7875달러에 거래됐다. 201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두 선물 가격은 최근 12세션 연속 올랐다. 시점당 가장 많이 거래되는 월물 기준으로 1980년 이후 나온 최장 랠리 기록이다.
중국 수요에 대두 선물 상승세…'40년만에 가장 긴 랠리' [원자재포커스]
중국이 대두를 대거 수입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대두 수출은 7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일엔 미국 농무부가 중국 바이어들이 대두 66만4000톤을 사들이기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말 이후 최대 규모 계약이다.

이는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이어 올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돼지독감 등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중국 양돈업계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어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양돈산업 회복세가 당초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빠르다”며 “이때문에 최근 몇달간 사료용 대두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정책적 이유에서도 대두 수입을 늘리고 있다. 김광래 삼성선물 원자재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지난달 홍수 피해를 입은 이후 물가가 오르는 분위기라 이를 안정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가 곡류 등 물량 확보에 나섰다”며 “여기에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미국·중국 1단계 무역합의 주요 내용이라 중국의 대두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월 체결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25억달러, 내년엔 195억달러어치 미국산 농산물을 사들이기로 했다.

미국과 브라질 등 주요 대두 공급국에서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는 점도 가격을 올렸다. 브라질은 가뭄이 장기화된데다가 코로나19 확산에 농장과 항구 등이 운영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곡창지대인 중서부 지역은 지난달부터 가뭄을 겪고 있다. 대두 집산지인 아이오와는 폭풍 피해까지 입었다.

상품거래기업 CHS헤지스는 "미국 중서부 일대 기온이 갑자기 낮아지면서 서리 피해 우려도 생겼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 중서부 일부에선 오전에 서리가 내렸다. 상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대두 농가들이 갑작스러운 기후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