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동물 수가 50년도 채 지나지 않는 동안 70% 가까이 줄어들었다.

환경보호단체 세계자연기금(WWF)과 런던동물학회가 9일(현지시간) 발표한 ‘리빙 플래닛 2020’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6년까지 46년 동안 전세계 동물 개체 수가 68% 감소했다. WWF와 런던동물학회는 4000종 이상의 포유류, 어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를 연구한 결과를 2년에 한번 발표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감소폭이 매우 컸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서는 이 기간 동물 개체 수가 94%나 급감했다. 담수(민물) 내 또는 근처에 서식하는 어류와 양서류는 84%나 줄었다.

WWF 영국지부의 마이크 배럿 박사는 “공룡의 멸종 이후 동물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사라지기는 처음”이라며 “과학자들은 대규모 멸종위기가 다가온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물 수가 줄어든 이유는 인류 때문이다. 동물들의 서식지를 사람들이 농지로 바꾸면서 동물 개체수 고갈로 이어지고 있다. WWF는 전세계 육지 중 4분의 3이 인간의 손을 탔고, 이용 가능한 육지의 절반은 농지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기후 변화 역시 동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큰 문제다. 화재 사고가 늘어나면서 서식지를 잃게 된 동물들이 급증했다. 동물 남획과 사냥, 환경오염도 주요 원인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