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베를루스코니 "악마의 질병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서 병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3) 전 총리가 바이러스를 '악마의 질병'이라고 표현하며 빨리 회복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8일 밤(현지시간) 자신이 창당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orza Itailia·FI) 소속 상원의원과 가진 병상 통화에서 "이 악마의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면서 "매우 나쁜 바이러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여기 (밀라노에 있는)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수천회의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는데 내가 바이러스 위력 면에서 최상위 감염자 5명 가운데 하나"라며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빨리 회복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부연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의 개인 별장이 있는 사르데냐섬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후인 이달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진 베를루스코니 "악마의 질병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당시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일단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 인근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갔으나 하루 뒤 갑자기 발열·기침을 동반한 폐렴 초기 증세가 나타나 예방 치료 차원에서 3일 밤 병원에 입원했다.

일단 현재로서는 코로나19가 베를루스코니의 건강에 큰 위협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치의인 알베르토 잔그릴로도 8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베를루스코니의 몸 상태가 지속해서 호전되고 있으며 모든 임상적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외에 FI의 리더인 그의 장녀 마리나(54), 또 다른 딸 바르바라(36), 아들 루이지(31) 등 세 자녀와 더불어 최근 언론에 등장한 새 여자친구 마르타 파시나(30) FI 하원의원 역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치료를 받고 있다.

파시나와 일부 자녀는 베를루스코니와 함께 사르데냐 별장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0∼2000년대 총리를 세 번이나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규정한 인물로 지금도 FI를 기반으로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