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이번에는 공모주 투자에 손을 뻗었다. 애플 투자로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둔 버핏은 또다시 기술기업, 그것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에 나섰다.

미국의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스노우플레이크는 버핏 회장의 벅셔해서웨이가 2억5000만달러(약 2972억원)어치 보통주를 매수하기로 했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미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희망 공모가 범위를 주당 75~85달러로 책정했다. 벅셔해서웨이는 확정 공모가 기준으로 스노우플레이크의 보통주를 매수하게 되는 이른바 공모주 투자를 하게 된다.

벅셔해서웨이는 이에 더해 스노우플레이크 관계자로부터 400만주를 역시 공모가에 사들이기로 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고가인 85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3억4000만달러어치(약 4041억원)다.

월가에서는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업공개(IPO)를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기술기업 IPO로 꼽고 있다. 희망 공모가 범위의 최상단을 기준으로 한 스노우플레이크의 예상 기업가치는 237억달러(약 28조원)다. 지난 2월 상장 전 투자유치를 진행했을 당시 인정받았던 기업가치(124억원)가 반년 만에 2배로 불어났다.

버핏 회장은 그동안 공모주 투자에 관심이 없었다. 벅셔해서웨이의 50여년 역사 동안 공모주 투자 사례는 2018년 브라질의 디지털결제회사 스톤코가 유일했다. 벅셔해서웨이가 공모주 투자를 하지 않다보니 상장을 앞둔 공모기업들은 벅셔해서웨이에 투자 제안도 하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대형 기술기업 투자를 꺼려왔던 버핏이 기술 벤처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점도 시장의 예상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술기업의 기업가치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버핏은 두려움없이 투자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