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기업들의 생산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구리 니켈 주석 아연 등 금속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구리는 2018년 6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中 공장 재가동에 몸값 '껑충'…구리값 5개월새 50% 뛰었다
3일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은 장중 t당 6721.5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3월 말 저점 대비 가격이 약 50% 뛰었다. 구리 비축량은 급감했다. 전날 LME 구리 재고는 5월 대비 70% 줄어든 8만4975t을 기록했다. 15년 만의 최저치다.

최근 중국에서 산업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리 값이 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세계 구리 수요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자 공장 가동을 본격 늘리는 분위기다. 지난 1일 발표된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1로 시장 예상치(52.6)를 크게 웃돌았다.

구리 수출국들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도 가격이 오르는 이유다. 7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의 국영 광산기업 구리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세계 2위인 페루에선 올 상반기 구리 생산량이 20.4% 급감했다. 코로나19로 광산이 일시 폐쇄되는 등 조업에 차질이 일어서다. 폐(廢)구리 뭉치로 구리 원료로 쓰이는 구리 스크랩 생산량도 줄었다. 상품 리서치기업 로스킬의 조너선 반스 컨설턴트는 “올해 세계 구리 소비량이 3~4% 감소할 수 있지만 구리 생산량 감소 폭은 그보다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금속 수요에 힘입어 니켈, 주석, 아연 등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이날 니켈 선물은 t당 1만5795달러에 거래돼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석 선물 가격은 t당 1만8492.5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아연은 t당 2572.0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수요 증가에 따라 주요 금속 가격이 한동안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등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와 전기차 사업 등 다양한 투자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중국 산업 성장세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향후 몇 달 내 중국 정부가 산업 부양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원자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