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보 두고 현지언론 '뚜렷한 메시지' 해석
군함 시위·안전보장 약속 공개·장관 방문 주목
전문가 "미, 중국공격 저지하려 노골적 공개행동"
"미국, 중국 겨냥해 '대만 포기 않는다' 신호 되풀이"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에 맞서 미국이 대만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CNN방송이 3일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미 해군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 약속 공개, 미국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 등 다양한 형태로 대만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미 해군 구축함이 대만해협의 북쪽에서 남쪽으로 항행했는데, 미 군함이 대만해협을 항행한 것은 최근 2주일 동안 벌써 두 번째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대만해협에서 미군이 벌이는 이러한 작전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대만 편에 서서 싸우겠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CNN은 분석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달 31일 로널드 레이건 전 행정부 시절인 1982년 작성된 대만 안전보장과 관련된 문서를 기밀 해제했다.

이 문서에는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에 있어 미국이 그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았다는 것, 무기 판매에 앞서 중국과 이를 협의하기로 하지는 않았다는 것, 대만관계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폐기한 대만과의 공동방위조약을 대체하고자 대만에 대한 안전보장 조항 등을 담은 법이다.

'6가지 확약'으로 불리는 이 안전보장 약속은 중국의 압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외교적 지지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지난 1일 "미국이 이른바 '6가지 확약'으로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것은 재앙을 자초하는 결과를 빚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의 대만 단교 후 최고위급 인사인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 중국이 극도로 싫어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만나 대만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전했다.

"미국, 중국 겨냥해 '대만 포기 않는다' 신호 되풀이"
국제정치 전문가인 드루 톰슨은 "미국은 대만 문제에 매우 노골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은 공개적인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으며, 이후 대만 정부와의 고위급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국 강경 정책을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대만과 교류를 강화하고 무기 판매를 확대하는 등 달라진 기조를 보여왔다.

더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의심하는 미국은 대만의 자체적인 국방력 증강과 더불어 미국의 강력한 대만 지지가 이 지역의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CNN은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하면서 미 정찰기의 작전 등을 놓고 양국의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며 "중국은 대만에 대한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대만을 위협하고 있지만, 미국의 지지를 확보한 대만은 미사일, 어뢰 등 강력한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이에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