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사태 후 첫 메이저 영화제
엄격한 방역 지침 속 12일까지 진행

올해 황금사자상은 어디로…코로나19 속 베네치아영화제 개막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 영화제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국제영화제가 2일(현지시간) 개막해 12일까지 열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올해로 77회째인 이 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처음 열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영화 축제로 주목을 받는다.

앞서 올 5월 개최 예정이던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올해는 경쟁 부문 18편과 비경쟁 부문 19편 등 50여개국 총 72편이 초청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예년보다 전체 초청작 수가 다소 줄었다.

비경쟁 부문에는 신세계(2012), 마녀(2018)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새 영화 '낙원의 밤'이 한국 장편으로는 유일하게 초청작 리스트에 포함됐다.

개막작은 불륜으로 위협받는 부부의 결혼 생활을 소재로 한 이탈리아 출신 감독 다니엘레 루케티의 '라치'(Lacci)가 선정됐다.

베네치아 영화제 개막작으로 이탈리아 영화가 상영되는 것은 10여년 만에 처음이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위세를 떨치는 비상 상황임을 보여주듯 영화제 주 무대인 베네치아 리도섬은 수많은 인파로 들썩이던 예년과 달리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현지 언론은 전한다.

올해 황금사자상은 어디로…코로나19 속 베네치아영화제 개막
주최 측은 영화제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이 되는 것을 막고자 엄격한 방역 지침을 세웠다.

관객은 실내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상영관 입장 시에는 체온 측정을 거쳐야 한다.

상영관 내에서는 관객 사이 한자리를 띄우는 등 안전거리 확보에도 신경을 썼다.

레드카펫 주변 영화 팬들의 운집 역시 금지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올해 베네치아 영화제는 코로나19 시대 대규모 이벤트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를 가늠해보는 하나의 실험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리도섬의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수놓은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도 올해는 대부분 볼 수 없게 됐다.

이탈리아 정부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미국발 방문객에 대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입국 규정을 유지하고 있어 물리적으로 행사 참석이 어려운 실정이다.

영화제를 찾는 유명 배우 중에서는 심사위원단장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 맷 딜런, 틸다 스윈턴 정도가 눈에 띈다.

틸다 스윈턴은 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