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완료 안된 백신 개발에 "서두르면 부작용 놓칠수도"
WHO, 코로나19 백신 '패스트트랙' 승인에 "매우 신중해야" 경고
최근 각국에서 이른바 '패스트 트랙'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신속히 승인하는 데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31일(현지시간) 백신 개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WHO의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국은 임상시험을 완료하지 않은 약품을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것은 아주 가볍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주의를 촉구했다.

일반적인 백신 개발 과정에서는 그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피시험자가 가장 많고 엄격하게 이뤄지는 3단계 임상시험을 통과한 뒤 국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게 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다급해진 국가들이 3상 임상시험을 마치기도 전에 패스트트랙으로 승인을 내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도 자체 개발한 백신을 2상 임상시험만 마친 직후 곧바로 승인해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스와미나탄 수석 과학자는 WHO가 선호하는 방식은 백신의 완전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뒤 WHO가 개별 약품의 효능과 안전성을 사안별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할 당시 WHO가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백신을 사용했으며 결과적으로는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기는 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완전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패스트트랙 방식의 경우 집중적인 추적과 안전을 위한 후속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백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을 너무 서두르면 일부 부작용을 놓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