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뱅가드,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중국 본토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금융 개방 움직임을 틈타 현지 자산운용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의 헬먼 시토행 아시아부문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에 중국 본토 내 직원 수는 두 배로, 매출은 100%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말 기준 중국에 직원 154명을 두고 있다. 대출·자금 조달을 비롯해 자산운용 서비스를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은 백만장자 수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라며 “금융사들이 ‘슈퍼리치(초고액 자산가)’ 수요를 잡기 위해 중국 본토에서 발을 넓히려 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로부터 최초로 100% 외국 기업 소유의 뮤추얼펀드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고 보도했다. 운용사 자본금은 3억위안(약 520억원)이다. 블랙록은 지난 22일엔 합작기업 형태로 중국 본토 자산운용업 진출 승인을 받았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건설은행,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와 손잡았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인 뱅가드그룹은 26일 홍콩 대신 중국 상하이로 아시아 본사를 옮기고 중국시장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사업은 철수하기로 했다. 뱅가드는 작년 12월에는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과 함께 개인 투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합작 자문벤처 출범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중국 정부의 금융 개방 정책에 맞춰 중국시장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올해부터 45조달러(약 5경3415조원) 규모의 금융시장을 외국 회사에 개방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올리버와이먼에 따르면 중국 자산운용시장은 작년 16조2000억달러에서 2023년 30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