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루기로…여론조사서도 정국 긴장 다음 '우려 사안' 꼽혀
태국, 거액 잠수함 추가 구매 연기…경제난 민심에 '백기'
태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8천500억원 규모 중국산 잠수함 추가 구매를 강행하려다 결국 민심에 백기를 들었다.

온라인 매체 네이션은 31일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225억 밧화(약 8천480억원) 규모의 중국산 잠수함 2척 추가 구매를 1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아누차 부라빠차이스리 정부 대변인은 이날 추가 구매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간 방콕포스트도 의회 소식통을 인용, 중국 정부가 잠수함 대금 납부를 1년 연기해주기로 합의함에 따라 태국 정부도 첫 납부액 30억 밧화(1천137억원)를 내년 예산에서 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잠수함 2척 추가 구매 대금은 7년에 걸쳐 중국 측에 납부될 예정이었다.

앞서 하원 예산심사위원회 산하 소위원회는 지난 21일 중국산 잠수함 추가 구매를 위한 첫 납부액이 담긴 예산안을 표결 끝에 5대 4로 승인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타격을 입고 국민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왜 지금 잠수함을 추가로 구매해야 하느냐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러자 하원 예산심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 6명이 반대하고, 연립정부 핵심축인 품짜이타이당 소속 의원 7명도 부정적 입장을 피력해 의회 통과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번 결정은 '코로나 경제난·반정부 인사 탄압·레드불 손자 유전무죄 사건' 등에 이어 정부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25~28일 태국 전역 성인 1천72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안두싯폴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이 가장 우려하는 사안(복수 응답 가능)으로 '정치적 긴장 국면'이 75%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잠수함 추가 구매 논란'(66.2%)이었다.

반정부 인사 위협(59.8%)이나 반정부 집회(58.9%)보다 국민들이 더 불만을 가진 사안이라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