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를 이을 새 일본 총리가 다음달 15일께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30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후임 총리 경쟁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등과 함께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음달 14일이나 15일 자민당이 소속 국회의원(중의원·참의원)과 지부연합회 대표로 구성된 양원의원총회에서 신임 자민당 총재를 뽑고 나흘 연휴가 시작되는 9월 19일 이전에 임시국회를 소집해 새로운 총리를 선출할 계획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자민당은 9월 1일 총재 선거 일정과 방식을 확정한다.

자민당은 총재가 임기 도중 사임하면 전국의 당원과 소속 국회의원이 모두 참가하는 당대회를 열어 후임을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하기 때문에 ‘긴급 시 양원의원총회에서 후임을 선임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의원총회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면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394명(중의원 283명·참의원 111명)과 3명씩인 47개 도도부현지부연합회 대표 등이 행사하는 535표 가운데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자민당 총재가 된다. 총재가 확정되면 임시국회를 열고 신임 총리를 지명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 총재가 중의원 투표로 결정되는 총리를 맡는다. 2007년 9월 12일 아베 총리가 1차 집권 도중 사임했을 땐 새 총재 선출까지 11일이 걸렸다.

일본 정가에서는 스가 관방장관의 총재 선거 출마 선언으로 ‘스가 대세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스가 관방장관은 2012년 12월 아베 내각 출범 때부터 관방장관으로 아베 총리를 보좌했기 때문에 ‘대타’ 역할에 적임이라는 평가다. 어느 파벌에도 속해 있지 않지만 자민당 최대 계파로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의원수 98명)와 아소 부총리가 이끄는 2대 계파 아소파(54명), 니카이 간사장의 니카이파(47명) 등이 스가 관방장관에게 우호적인 점도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