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차단 강요 소송 방침'에 발끈…'왕실 비판' 계정은 또 생겨
페이스북 해보자는 거냐…태국 총리 "누구라도 태국법 지켜야"
왕실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페이스북 계정 접속 차단을 강요당했다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페이스북에 대해 태국 정부가 발끈했다.

태국에서는 태국 법을 따라야 한다며 총리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줄줄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페이스북의 소송 방침에 대해 모든 당사자는 태국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라용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페이스북이 이미 접속을 차단한 '로열리스트 마킷플레이스' 계정과 왕실 문제를 언급해 온 다른 페이스북 계정을 언급했다.

로열리스트 마킷플레이스는 일본에 도피하며 왕실을 비판해 온 빠윈 차차완뽕뿐이 지난 4월 개설했고, 다른 한 계정은 왕실 모독죄를 피해 프랑스로 도피한 전 탐마삿 대학 강사 솜삭 쩨암띠라사꾼이 만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태국에는 왕실 모독죄가 있어 이를 위반하면 최장 징역 15년에 처할 수 있다.

쁘라윳 총리는 "우리 국가에 끼친 손해에 대해 그들이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되는 페이스북 계정들에 대한 모든 행동은 태국 법에 따른다.

내가 독재적인 권력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법원의 명령에 기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태국 법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돈 쁘라뭇위나이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태국 법을 어기는 어떠한 온라인 포스트도 바로잡기 위해 태국 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가세했다.

돈 부총리는 "국제법상 자유는 다른 문제"라며 "그것이 태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적용될 수 있느냐는, 태국인들과 사회에 유익한 것을 제시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태국 법을 위반하는 것은 무엇이건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풋티퐁 뿐나깐 디지털 경제·사회 장관은 정부는 불법 페이스북 포스트를 15일 내로 삭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페이스북에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풋티퐁 장관은 "이번 경우는 태국 법원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소유주에 대해 조처를 하는 첫 번째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도 괴롭히지 않는다.

우리의 행동은 법원 명령에 따른 것인 만큼, 페이스북뿐 아니라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은 전날 왕실 비판 내용이 올라온 계정에 대해 태국 내 접속을 제한한 이후 계정 차단을 강요당했다며 태국 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태국 정부는 왕실을 모독하는 내용을 내리지 않으면 페이스북에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은 태국 정부가 불법이라고 여기는 내용에 대한 접속을 제한하도록 강요받았다고 결정 내렸다"면서 "이는 심각한 행위이자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법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측은 그러나 법적 대응이 무엇인지는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편 '로열리스트 마켓플레이스' 계정 개설자인 빠윈 차차완뽕뿐은 페이스북에 의해 접속이 차단되기 직전 다른 계정을 개설했으며, 하루 만에 팔로워가 50만명가량이 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빠윈은 통신에 "또다시 이 그룹을 차단하길 원한다면, 나는 또 다른 그룹을 만들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고취하기 위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