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주기 추모, 민주 전대 때는 부인 등장…트럼프는 '죽은 매케인' 공격
대선 한복판 소환된 매케인의 추억…친구 바이든 "몹시 그립다"
2년 전 뇌종양으로 타계한 고(故) 존 매케인 미국 전 상원의원이 대선정국의 한복판으로 '소환'된 모양새이다.

그는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를 지낸 보수진영의 거목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상대당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는 의정활동을 함께 하며 수십년간 초당적 우정을 나눠온 사이다.

반면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생전에 대척점에 서 있었고 끝내 화해하지 못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는 매케인 전 의원의 2주기인 2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년 전 우리는 미국의 진짜 영웅을 잃었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는 진실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이어 "존 매케인은 나와 우리나라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다그치기를 멈추지 않았다"며 "나는 그가 몹시 그립다"고 고인을 기렸다.

두 사람은 서로 당적이 달랐고, 나이도 매케인이 36년생으로 42년생인 바이든 보다 6살 많았지만 의회에서 각별한 친구였다.

바이든 후보는 2018년 8월 30일 엄수된 추도식에서 추모연설을 통해 "그는 언제나 나의 형제였다"며 연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앞서 지난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존 매케인의 추억'은 반(反)트럼프 진영의 결집과 통합을 과시하는 하나의 소재로 작용했다.

당시 민주당은 '있을 것 같지 않은 우정'이라는 제목으로 두 사람의 특별한 관계를 담은 동영상을 내보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에 추모글을 남기며 이 동영상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인 18일에는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이 나서 남편과 바이든 후보의 각별한 우정을 소개, 사실상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뒤인 지난 20일 "매케인은 많은 나쁜 정책을 가진 형편없는 후보였다"는 트윗을 올리는 등 '앙갚음'을 했다.

매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5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에 뛰어든 이후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갈등과 반목을 거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전쟁 영웅 출신인 매케인 전 의원을 겨냥해 "전쟁 포로였던 사람은 체포됐었기 때문에 영웅이 아니다"라고 조롱했다.

이후 매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오바마 케어' 폐기법안에 반대하면서 더욱 불편한 관계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끝내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했다
민주당은 공화당 소속이긴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한 혼란상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그와 대립했던 매케인에 대한 '향수'를 다시 불러들일 공산이 작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죽은 매케인' 공격이 계속되며 또하나의 전선이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디 매케인과 딸 메건, 애리조나 지역의 정치인들은 이날 2주기를 맞아 고인을 추모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세상을 떠난지 2년이 지났지만 매케인은 여전히 정치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