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과 대치 중인 친 예멘정부 세력간 내분으로 '내전 속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예멘에서 남부 분리독립군이 예멘 정부군과 권력 분담 협정 이행을 돌연 중단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예멘 남부 분리독립군 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남부 분리독립군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재한 예멘 정부군과의 권력분담 협정 참여를 전면 중단한다고 사우디에 통보했다.

하니 벤 브리크 남부 분리독립군 위원회 부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협상 당사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항의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멘 남부지역 공공서비스 붕괴, 일부 지역에서 정부군의 무력 사용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예멘 남부 분리독립군은 작년 11월 예멘 정부군과 권력분담 협정을 체결했다. 예멘에선 친정부 세력과 반군이 5년 넘게 내전 중이던 작년 친정부 세력 진영간 내분이 일어나 무력 충돌까지 일어났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그간 정부군과 함께 후티 반군과 싸웠지만 작년 입장을 바꿨다. 예멘 내전이 끝난 뒤 예멘 정부 방향에 대해 시각차가 커서다. 정부군은 후티 반군을 몰아내고 중앙정부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내전 후 아덴을 중심으로 남부 예멘 자치 정부를 설립하는게 목표다. 1990년 남북 예멘 통일 이래 북부 예멘이 기득권을 장악하고 남부는 소외됐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예멘 내전은 각 세력을 주변 열강들이 지원하고 있다. 남부 분리주의 세력은 UAE가, 예멘 정부군은 사우디가 지원한다. 후티 반군은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친정부세력간 분열 때문에 예멘 내전에서 휴전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한 유엔의 노력도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