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세계적인 야생동물 사파리 국립공원에서 하루 새 300여마리의 와일드비스트(wildebeest)가 떼죽음을 당했다.

2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지난 23일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마라(Mara)강을 건너려던 수천마리의 와일드비스트가 강물 속에서 서로 넘어지면서 최소 300마리가 압사했다.

케냐 국립공원서 강 건너던 와일드비스트 300여마리 떼죽음
누(Ngu)라고 불리는 소과의 와일드비스트는 해마다 푸른 초지를 찾아 마라강을 건너다 압사하고 거센 물살에 익사하거나 악어에 잡아 먹힌다.

이곳 국립공원 관리소의 에디 은코이토이 부소장은 "마라 지역에 10년간 살았지만 이번 일은 내가 본 것 중 최악이다.

밀렵으로부터 야생동물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큰 고통"이라고 전했다.

현재 마라강에는 썩어 부풀어 오른 이들 동물의 사체가 널린 가운데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자연보호주의자들은 와일드비스트 떼가 물살이 빠르고 수량이 불어난 지점으로 잘못 입수해 빠지고 넘어지면서 압사했다고 설명했다.

은코이토이 부소장은 또 "선두에 있던 녀석들이 넘어지면서 서로 밟고 밟히면서 떼 죽임을 당했다.

악어와 독수리들은 실컷 먹고도 남을 양식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관리소 직원들은 생존한 동물들을 구조하려고 시도했으나 깊숙한 물고랑에 빠진 와일드비스트를 한 마리도 구해내지 못했다.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펼쳐지는 야생동물들의 도하 장면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진작가인 앤터니 올레 티라는 "수백명의 관광객이 지붕이 열린 사파리 차량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지점에서 관리소 직원들이 이들 동물의 입수를 막아보려 했지만 숫자가 너무 많아 그러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동물들은 현재 풀을 뜯고 짝짓기를 하기 위해 공원 내 북부 탈렉(Talek) 강으로 이동 중이다.

케냐 국립공원서 강 건너던 와일드비스트 300여마리 떼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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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