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UAE에 F-35 판매 반대…폼페이오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 보장"
UAE "F-35 수입은 정당한 요구" 반발
이스라엘-UAE 역사적 평화협약 '마지막 걸림돌' 된 F-35
지난 1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발표된 평화협약(아브라함 협약)으로 임박한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역사적 수교에 최신예 전투기 F-35가 마지막 걸림돌이 되는 양상이다.

UAE는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평화협약으로 명분과 실리 모두를 얻으려고 한다.

팔레스타인을 외면했다는 이슬람권의 따가운 비판을 무릅쓰고 평화협약에 합의한 UAE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합병을 일단 막았다는 명분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동에서는 유일하게 이스라엘에만 판매한 F-35를 평화협약의 대가로 UAE에도 판매하도록 미국 의회가 승인하는 실리를 기대한다.

F-35 보유 외에 UAE가 이번 평화협약으로 얻게 되는 실리는 아직 공개된 내용이 없다.

그러나 평화협상의 대상국인 이스라엘이 이를 강하게 반대하면서 양국의 수교가 막판에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UAE에 대한 미국의 F-35 판매를 반대한다면서 "평화협약은 미국과 UAE 사이의 무기 거래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명확히 그었다.

이에 대해 안와르 가르가시 UAE 외교담당 국무장관은 20일 "미국이 F-35를 UAE에 판매하는 데 이스라엘은 모든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

이는 정당한 우리의 요구다"라고 반박했다.

F-35는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의 '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의 강력한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첨단 전략 자산으로 꼽힌다.

일부 중동 언론에서는 이스라엘의 F-35가 시리아뿐 아니라 이미 이라크와 이란의 영공도 침범해 비행했지만 이란이 뒤늦게 이를 인지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종종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비록 종교·민족적으로 오랜 앙숙 관계였던 UAE와 수교를 앞뒀지만 자신 외에 F-35와 같은 첨단 무기를 중동에서 다른 나라가 보유하는 데엔 매우 부정적이다.

이스라엘-UAE 역사적 평화협약 '마지막 걸림돌' 된 F-35
이런 가운데 24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 만난 뒤 "미국은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군사력의 질적인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계속 보장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유리함을 훼손하지 않고 UAE에 군사적 도움을 주겠다"라고 말해 일단 이스라엘에 힘을 실었다.

네타냐후 총리도 "UAE에 (미국이) 첨단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이스라엘이 수용한다는 내용은 평화협약에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스라엘을 떠나 27일 UAE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F-35 문제에 대해 UAE에 어떤 입장을 밝힐 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F-35를 UAE에 공급한다면 이는 UAE에 그치지 않고 이란과 적대적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 걸프 국가에도 F-35를 수출하게 되는 물꼬가 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UAE의 뒤를 따라 다른 아랍 국가도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는 만큼 수교의 반대급부로 UAE와 같은 수준의 실리를 제공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중동 이슬람권에 둘러싸인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에서도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강국으로 생존했던 근간인 제공력의 압도적 우위도 그만큼 약화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입장은 현재로선 모호하다.

평화협약의 산파 역할을 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22일 CNN에 출연해 "UAE는 F-35를 보유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했다"라며 "평화협약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커지긴 했지만 우리가 검토해야 할 게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