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동한 뒤 탈선…승객 1명 부상, 하마터면 대형 참사 날 뻔
기관사 자리비운 새 브레이크 없는 질주…이탈리아 또 열차 사고
이탈리아에서 기관사가 휴식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열차가 출발해 승객이 부상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20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전날 정오께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시 북부 파데르노역에서 발생했다.

당시 역에는 약 30분 뒤 밀라노 시내 방향으로 운행할 예정이던 열차 한 대가 정차해 있었다.

기관사와 차장이 휴식을 위해 자리를 비운 시점이었다.

이들은 기관실에서 내려 역 인근 와인바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속도를 높였다.

열차에는 북아프리카 출신 승객이 한 명 탑승해있었다.

이 승객은 열차의 갑작스러운 이동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철도업체 측은 급히 미사용 선로로 열차를 유도했고 이 충격으로 일부 차량이 탈선을 일으켜 서로 뒤엉켰다.

기관사도 없이 무려 10㎞의 거리를 내달린 후였다.
기관사 자리비운 새 브레이크 없는 질주…이탈리아 또 열차 사고
탑승객은 다행히 가벼운 타박상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고, 철도업체도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단 현재로서는 기관사와 차장이 브레이크를 걸지 않고 하차한 데 따른 인재(人災)로 파악되고 있다.

승객이 많았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고 여파로 북부 인기 관광지인 코모호수와 연결되는 일부 열차 노선 운행이 한동안 중단되기도 했다.

아틸리오 폰타나 롬바르디아 주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고 썼다.

차량·레일 시스템 노후화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크고 작은 열차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8년 1월 통근 열차가 탈선해 10여명이 사상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시속 300㎞ 안팎으로 달리는 고속열차가 갑자기 레일을 벗어나 기관사 2명이 숨지고 30여명의 승객이 부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