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해군이 갈라파고스 제도 근처에서 조업 중인 중국 어선 수백척이 통신 장비를 꺼서 추적이 안 되는 상태라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동태평양의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 육지에서 약 1000㎞가량 떨어져 있는 해상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에콰도르 해군에 따르면 갈라파고스 제도를 기점으로 한 에콰도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서 중국 어선 500여척이 최근까지 고기잡이를 했다. 이 가운데 149척이 통신 장비를 껐다.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할 때 통신 장비를 끄는 것은 지역어업운영기구(RFMO) 국제 협약 위반이다.

갈라파고스 제도 주변 해역은 공해(公海)이기 때문에 어로 활동을 하는 것은 합법이다. 다만 환경운동가들은 이곳에서 조업을 하는 과정에서 해양 생태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19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 갈라파고스 제도는 고립된 환경 때문에 독특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다듬은 섬으로도 알려져 있다.

중국 고깃배들은 매년 여름 이 해역에 진출해 대왕오징어, 멸종 위기 귀상어 등을 잡아 왔다. 2017년 한 중국 어선이 갈라파고스 해양 보호 해역까지 진입해 고기잡이를 하다가 에콰도르 해군에 붙잡혔다. 이 어선은 보호어종인 상어류 6600여 마리를 포함해 희귀 어류 300t을 싣고 있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자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자국 원양 어선들에 동태평양과 대서양 등에서의 금어기를 설정했다. 또 에콰도르에는 불법 어로 감시 및 단속을 당부했다.

에콰도르는 중국 어선들의 남획을 우려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국은 에콰도르의 최대 채권국이자, 에콰도르산 새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