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농촌 노동력 감소로 2025년까지 1억3000만t에 달하는 곡물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국책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이 지난 1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기록적인 홍수에 따른 식재료 공급 차질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잔반 줄이기'를 지시하기도 했다.

사회과학원의 농촌발전연구소는 2025년까지 3대 곡물인 밀, 쌀, 옥수수의 자국 내 공급이 수요에 비해 2500만t 부족해지는 등 총 1억3000만t이 모자랄 것이며, 이에 따라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또 중국이 국가 곡물 안보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는 전반적인 공급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공급과 수요에 구조적 불균형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밀과 쌀의 수급은 안정적이지만, 옥수수는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 옥수수 수확량이 같은 기간의 수요에 비해 1668만t 모자랄 것으로 최근 전망했다. 지난 7월 내놓은 예상치인 1398만t에서 크게 뛰었다.

이같은 옥수수 부족은 가격 상승을 불러왔고, 이에 따라 동물 사료 업체들은 옥수수 대신 밀을 더 많이 사용했다. 그러자 밀 가격도 뛰었다.

중국 정부는 올들어 총 4290만t의 밀을 수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940만t 줄어든 규모다. 상하이에 있는 상품중개업체 스톤X의 대런 프리드릭 애널리스트는 "농부들이 밀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수확이나 판매 속도를 늦추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밀 수매도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과학원은 식량 안보를 위해 곡물 수매와 재고 관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안했다. 국내 곡물 공급 부족은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에 따른 노동력 감소 때문으로 분석했다. 향후 5년간 8000만명의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촌 지역 고령화도 문제로 지적됐다. 2025년이면 농촌 거주자 4명 중 1명이 60세 이상이 될 것이란 게 사회과학원의 관측이다.

사회과학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이 1차 무역합의에 따라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7월까지 곡물 수입이 총 7451만t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7% 뛰었다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