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소프트웨어 강자인 오라클이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 소식통을 인용해 오라클이 틱톡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와 틱톡의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사업부를 인수하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은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너럴 어틀랜틱, 세콰이어 캐피털 등 미국 투자자들과 함께 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지난 6일 바이트댄스가 45일 이내에 틱톡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14일에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내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초 틱톡 인수를 논의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유럽과 인도 등 틱톡의 글로벌 사업 전체를 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소셜미디어 트위터도 틱톡 인수전에 가세한 상태다. 트위터는 다만 자금 조달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이 인수 대상으로 삼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이외 지역은 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 관리에 특화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자 중 하나다. 오라클은 기업간 거래(B2B) 사업만 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와 같은 개인 상대 사업은 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아마존과 MS, 구글 등이 클라우드 사업을 키우면서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오라클이 틱톡을 인수하면 틱톡이 보유한 고객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는 있으나, 본업과는 거리가 먼 사업을 하게 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지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라클이 지난 5월말 현재 430억달러(약 51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200억~500억달러로 예상되는 틱톡의 인수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