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제공
로빈후드 제공
모바일 주식거래 앱 운영업체인 로빈후드가 투자회사 D1캐피털파트너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86억달러였던 로빈후드의 기업 가치가 112억달러로 상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기업 가치만 놓고 보면 완구업체 ‘하스브로’(107억4000만달러), 리조트 카지노 업체 ‘윈리조트’(90억1000만달러), ‘MGM리조트인터내셔널’(105억5000만달러) 등 S&P500 주요 기업을 웃돈다.

로빈후드는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세쿼이아캐피털, 리빗캐피털, 인덱스벤처스 등 대규모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현재까지 17억1000만달러를 모금했다. 올들어 모은 투자금만 8억달러에 달한다.

2013년 설립된 로빈후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6월 로빈후드 앱을 통한 주식거래는 하루 평균 430만건으로 집계됐다. 미 증권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체 가입 계정 1000만개 가운데 올해 가입된 계정이 300만개에 달한다. 실업급여 등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뿌린 현금 상당액이 증시에 몰린 영향이 컸다. 월가에서는 최근 급증한 개인 투자자를 ‘로빈후드 투자자’라고 부를 정도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1990년대생)가 로빈후드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많다. 로빈후드 앱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31세에 불과하다. 로빈후드는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도 젊은 신규 고객이 대거 증시에 유입된 계기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선 로빈후드가 밀레니얼 세대의 ‘위험한 투자’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이 경제나 기업 펀더멘털을 감안하지 않고 게임하듯 무모하게 투자한다는 얘기다. 허츠, JC페니, 체서피크 등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기업들의 주가가 한때 300~500%까지 급등한 것도 로빈후드를 이용한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