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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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이 4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세를 나타낸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의 금 보유량이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98t가량으로 지난해 말보다 7t이 감소했다.

다만 최근 금값 상승으로, 보유 금의 평가액은 작년 말 47억9000만달러에서 6월 말 49억9000만달러(약 5조9000억원)로 다소 증가했다. 최근 금값은 경제 지표 부진과 달러 약세 그리고 워런 버핏의 금광업체 투자소식에 급등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2015년까지만 해도 350t을 뛰어넘었다. 당시 보유량은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전 세계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산유국으로서 여유가 있었다. 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을 많이 사들인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베네수엘라의 금 곳간은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 장기간 누적된 석유 생산시설 부실 관리와 유가 하락, 미국 제재 등이 겹친 탓이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위기를 맞으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한 금을 팔고 있다. 금을 팔아 빚을 갚거나 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했다.

연료난이 극심해진 베네수엘라는 최근 동맹 이란으로부터 휘발유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정권이 휘발윳값을 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금 보유고 98t 중 영국 영란은행에 있는 금 30여t이 포함됐는 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마두로 정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영란은행에 위탁한 금을 인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영란은행은 마두로 정부 중앙은행의 인출 권한을 인정하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마두로가 아니라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고 있어서다. 최근 마두로 정부가 영국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패소하면서 베네수엘라의 금은 아직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