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개최될 예정이었던 미·중 무역합의 이행점검을 위한 고위급 회의가 연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의 매각 데드라인은 90일”이라면서 알리바바에 대한 금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스티브 므느신 재무장관은 류허 중국 부총리와 화상으로 미·중 고위급 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은 날짜를 못박지 않은 채 연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중국의 베이다이허 회의가 계속되면서 점검회의도 지연됐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8월 즈음 전·현직 지도부가 허베이성 베이다이허에 모여 비공개로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데 날짜가 공개되진 않는다. 이 소식통은 다만 미·중 무역합의와 관련해 문제가 생겨 점검 회의가 연기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양국은 지난 1월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고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는데 합의서에는 6개월마다 최고위급 회담을 열어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인기 동영상 소셜미디어 앱 틱톡을 미국 기업에 넘기기 위한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내 사업체와 관련한 자산을 90일 안에 모두 매각하라고 모기업 바이트댄스에 지난 14일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명령은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CFIUS는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할 때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기구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CFIUS가 사안을 조사한 뒤 미국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악용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로 이번 조치를 대통령에게 권고했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는 2017년 미국 업체 뮤지컬리를 인수해 틱톡과 합병했는데 이번 명령에 따라 뮤지컬리를 비롯해 틱톡의 미국 내 영업에 필요한 자산을 모두 팔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등 더 많은 중국 기업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15일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알리바바처럼 금지를 고려하는 다른 특정한 중국 기업들이 있는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 우리는 다른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미 행정부가 안보를 내세워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