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찰청장, 올가을 선거 앞둔 검사장에 "더 강력한 처벌" 촉구
미 시카고 폭동 가담자 42명 중범죄 혐의 기소…대부분 초범
미국 시카고 도심 폭동 현장에서 체포된 100여 명의 약탈 용의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 검찰은 13일(현지시간) "지난 10일 새벽, 도심 최대 번화가 '환상의 1마일' 등에서 상점을 약탈하고 경찰과 충돌을 빚다가 체포된 100여 명 가운데 최소 42명을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가운데 1명에게는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고 28명은 강도 및 약탈, 6명은 불법 총기소지, 5명은 경찰 상대 가중폭력, 1명은 절도, 또다른 1명은 재물손괴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이 중범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이를 거부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경찰은 앞서 "폭동 및 약탈 가담자들을 모두 잡아들여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가담자들은 대다수가 전과 기록이 없는 초범자들로 알려졌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8·민주)도 "도심을 셧다운 시킨 범죄 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시카고 시는 사태 발생 이후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도심 진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라이트풋 시장은 "이번 사태가 진중히 다뤄지기를 바란다"며 검찰에 강도 높은 처벌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 카운티의 검사장 킴 폭스(48·민주)가 올 가을 선거를 앞두고 있어 흑인사회의 반감을 살까 몸을 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폭스 검사장은 지난 5월 31일 미네소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져 시카고 남부 사업체들에 큰 피해를 안긴 당시에도 가담자들을 너무 관대하게 처벌했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그러나 폭스 검사장은 13일 도심 폭동 사태와 관련해 체포한 약탈 용의자 가운데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폭스 검사장은 "지역사회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범법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경찰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9일 도시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총을 소지한 20대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총을 쏘다 대응 사격을 받고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사실이 "경찰이 15세 소년을 총으로 쏴 죽였다"는 말로 와전돼 퍼지며 폭동과 약탈의 도화선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용의자 라트렐 앨런은 경찰 상대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시카고 경찰은 폭동·약탈 사태 당시 현장에서 찍힌 다양한 동영상과 사진을 수집해 경찰청 웹사이트에 올려놓고 주민들에게 "옳은 일을 하라. 아는 얼굴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미 시카고 폭동 가담자 42명 중범죄 혐의 기소…대부분 초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