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에 11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2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내며 한숨 돌리게 된 소프트뱅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는 위워크에 일단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워크의 킴벌리 로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소프트뱅크의 자금 지원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렸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워크는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자금 유출 문제를 해결하는데 이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위워크는 지난 2분기에 해고자 퇴직금 등의 비용 발생으로 6억7100만달러를 썼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증가한 수치다.

로스 CFO의 내부 발표에 따르면 위워크의 2분기 실적은 1분기보다 20% 가량 감소한 8억8200만달러였고 순손실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업 및 개인을 아우르는 위워크 고객 수는 1분기 69만3000곳에서 12% 줄어든 62만2000곳이 됐다. 코로나19 이후 위워크 고객 중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 6월 말 기준 48%가 됐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위워크에 100억달러 가량의 투자금을 쏟아부었고, 코로나19로 위워크 투자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소프트뱅크의 1분기 실적까지 휘청거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위워크와 소프트뱅크는 코로나19 이후 소송까지 벌였다. 애덤 뉴먼 위워크 창업자는 소프트뱅크가 30억달러 규모의 주식 매수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에 순이익 1조2557억엔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었고 분기 기준으로는 창립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다만 매출은 2% 감소한 1조4501억엔, 투자이익은 40.3% 줄어든 9380억엔이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